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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업진흥원 물산업 5개 기관 기능 통합…업계 “산업 위한 재편돼야”

관리자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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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한승 차관 “실증·인증·해외진출 분절…한 기관서 총괄 지원”

-기업들 “R&D·지원예산 빠진 반쪽 통합 안 돼…신속한 추진 필요”

여러 기관에 흩어진 물산업 지원 기능을 하나로 묶는 총괄조직이 추진된다. 기술개발부터 실증과 인증,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기업 지원체계를 일원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물산업계는 총괄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조직·인력 조정이 아니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개발(R&D)과 실증, 해외진출 지원까지 연결하는 실질적인 통합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물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칭 ‘한국물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현재 5개 기관에 분산된 물산업 육성 기능을 통합·재편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통합·재편 대상은 한국물기술인증원,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국가물기자재성능인증센터,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물산업협의회가 수행하고 있는 물산업 지원 기능이다.

 

현재 물기업은 실증과 인증에 필요한 실험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인증은 한국물기술인증원, 사업화와 해외진출 지원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산업협의회, 우수제품 지정은 한국상하수도협회를 각각 거쳐야 한다. 지원 기능이 기관별로 분절되면서 물기업이 기술을 개발한 뒤 실적을 확보하고 공공시장과 해외시장에 진출하기까지 여러 기관을 찾아야 하는 구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물산업진흥원이 물산업 총괄조직 역할을 맡아 유망 기업 발굴과 기술개발, 사업화, 실증, 인증, 해외진출을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의 인증·검증에 필요한 절차와 시간을 줄이고 지원사업 간 연계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은 공식 발표 하루 전인 9일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이 열린 대구 엑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 차관은 “그동안 물산업을 진흥한다고 했지만 각 기관이 기능을 조금씩 나눠 수행해 왔다”며 “인증과 실증, 해외진출, 자금 지원 등이 분절되고 파편화돼 있어 원스톱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R&D, 해외진출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까지 물산업 관련 네트워크와 생태계를 한 기관이 총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기관 자체의 통합보다는 분산된 기능을 모으는 기능 재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물산업계가 총괄조직을 요구해 온 배경에는 기술을 개발하고도 현장 적용 실적을 확보하기 어려운 국내 물산업의 구조가 놓여 있다.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등 물산업의 주요 수요처가 공공부문에 집중돼 있고, 먹는 물과 시설 안전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는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과 중소기업 제품 도입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금 차관도 “중소기업이 공공시장에 들어가려면 레퍼런스를 쌓아야 하지만 이를 확보할 곳이 부족하다는 요구가 계속 있었다”며 “R&D를 진행할 때 기존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에서 함께 운전해 성능을 보여주고, 검증된 제품을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특정 제품의 사용을 강제하기에는 시설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문제가 뒤따르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한 실증 기회를 확대하고, 기업 수요에 맞춘 해외 구매자 초청과 네트워크 구축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물산업계 관계자들도 총괄조직 설치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물산업 진흥을 전담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수년 전부터 제기된 만큼, 논의를 오래 끌기보다 조속히 지원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제시된 기관 기능의 조정만으로는 기업이 기대하는 지원체계를 완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의 기술개발과 현장 적용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R&D 지원, 공공시설 실증, 해외 프로젝트 발굴까지 유기적으로 묶어야 한다는 요구다.

 

한 물산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능을 모두 연결해 물산업진흥원에서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일부 기능만 모은다면 반쪽짜리 개편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의 제품개발과 실적 확보를 위한 R&D 지원까지 진흥체계 안에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직과 인력의 중복을 줄이는 과정에서 기업 지원사업과 해외진출 예산까지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인력과 운영비를 효율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각종 지원사업이나 해외진출 예산까지 줄어들면 통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며 “행정 효율화를 위한 통합인지, 산업계를 위한 통합인지 정책의 초점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물산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기관의 명칭 변경이나 단순한 기능 이관에 머물지 않는다. 기술개발과 실증, 인증, 공공시장 진입, 해외 판로 개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끊어진 고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총괄조직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르면 9월 중 통합 대상 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 절차와 조직 구성, 세부 업무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기관의 고용과 보수, 복리후생, 경영평가 등은 기관·노조 및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아울러 연내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에 착수해 지원 기능 통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 차관은 “흩어진 물산업 지원 기능을 하나로 모아 물기업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국가 물산업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